[End of Life] SERIES 09
남은 시간을 누구와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관계를 돌아보는 3가지 기준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남은 시간을 누구와 보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가족,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친구처럼 여러 사람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누가 중요한지를 정하는 것보다 더 필요한 질문은 그 사람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관계를 정리하거나 사람에게 순위를 매기려는 것이 아니라, 내게 중요한 관계에 앞으로 어떤 시간을 쓰고 싶은지 세 가지 기준으로 돌아보겠습니다.
목차
- 중요한 사람을 찾는 것이 관계에 순위를 매기는 일은 아닙니다
- 첫 번째 기준 — 함께 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인가
- 두 번째 기준 — 중요하지만 계속 미루고 있는 관계가 있는가
- 세 번째 기준 — 얼마나 많이보다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 한 사람과 한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1. 중요한 사람을 찾는 것이 관계에 순위를 매기는 일은 아닙니다
End of Life 코칭 과정의 자기성찰 자료에는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누가 당신 곁에 있기를 원합니까?
짧은 질문이지만 생각해보면 꽤 깊습니다.
배우자라고 자동으로 답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자녀가 반드시 가장 먼저 떠올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마다 관계가 다르고 원하는 모습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을 지금의 삶으로 가져와 이렇게 바꿔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는 누구와 시간을 더 나누고 싶은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를 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생활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하고 있는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누가 가장 중요한가?’보다 먼저,
‘나는 어떤 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은가?’
라고 물어보세요.
2. 첫 번째 기준 — 함께 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인가
첫 번째로 살펴볼 것은 관계의 이름이 아니라 그 관계 속의 나입니다.
한 사람을 떠올려봅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어떤가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나요?
말하지 않고 함께 있어도 괜찮은가요?
내 생각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그냥 나로 있을 수 있나요?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반드시 가까운 관계인 것도 아니고,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반드시 덜 중요한 관계인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 있을 때 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가입니다.
앞으로의 삶에서 중요한 관계를 생각할 때,
“누구와 있어야 하는가?”
보다
“누구와 있을 때 나는 나답게 있을 수 있는가?”
를 한번 물어보세요.
관계를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두 번째 기준 — 중요하지만 계속 미루고 있는 관계가 있는가
두 번째로는 마음과 실제 시간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가족이 제일 중요하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계속 다음으로 미루고 있을 수 있습니다.
언젠가 친구에게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몇 달이 지나기도 합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다음에 만나면 이야기해야지 하면서 미뤄두기도 합니다.
이럴 때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리고 그 이유도 한번 봅니다.
시간이 없어서인지,
어색해서인지,
괜히 특별한 일이 있어야 연락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인지.
이유를 해결하려고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이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미루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SERIES 6에서 후회 뒤에 있는 중요한 가치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후회가 되기 전에 지금 시간을 줄 수 있는 관계가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4. 세 번째 기준 — 얼마나 많이보다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중요한 사람을 찾았다고 해서 무조건 더 자주 만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시간의 양보다 먼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은지.
한 달에 한 번 천천히 식사하고 싶은지.
가끔 전화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고 싶은지.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사람마다 원하는 관계의 모습은 다릅니다.
그래서 ‘더 많이 만나야 한다’는 새로운 숙제를 만들기보다,
내가 원하는 함께함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와 시간을 더 보내야겠다.”
보다
“한 달에 한 번은 서두르지 않고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듣고 싶다.”
라고 생각하면 내가 원하는 관계의 모습이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관계도 결국 시간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간을 많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내가 무엇을 나누고 싶은지를 아는 것일 수 있습니다.
5. 한 사람과 한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이제 너무 많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한 사람만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노트에 세 줄을 적습니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이 중요한 이유
함께하고 싶은 한 장면
예를 들면,
함께하고 싶은 사람
성인이 된 자녀.
중요한 이유
무언가를 가르치는 부모와 자녀가 아니라 이제 서로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되고 싶어서.
함께하고 싶은 한 장면
서두르지 않는 저녁 한 끼를 먹으며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
이렇게 적으면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누구와 어떤 시간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물어보세요.
그 시간을 만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무엇인가?
전화 한 통일 수도 있습니다.
메시지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식사 약속 하나를 잡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바로 행동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언젠가’라는 말 속에만 두지 않고 내가 만들고 싶은 시간을 한번 눈에 보이게 적어두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 남은 시간은 결국 누구와 어떻게 보낼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남은 삶을 돌아보면서 중요한 사람을 생각한다고 해서 관계를 정리하거나 사람들에게 순위를 매길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누구와 있을 때 나는 나답게 있을 수 있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는 사람은 없는가.
그 사람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그리고 지금 그 시간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은 무엇인가.
End of Life 코칭에서 “누가 곁에 있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삶의 마지막에 대한 질문이지만,
저는 그 질문이 지금 누구에게 시간을 쓰고 싶은지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그 사람의 이름 하나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이어 적어보세요.
나는 이 사람과 __________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언젠가’의 관계를
지금의 선택으로 조금씩 옮겨보는 것.
그것도 남은 삶을 돌아보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가족보다 친구가 먼저 떠오르면 이상한가요?
그렇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느끼는 관계와 원하는 함께함의 모습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의 목적은 사회적으로 정해진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에게 중요한 관계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Q2. 중요하지만 만나면 불편한 사람이 떠오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요한 관계라고 해서 반드시 더 자주 만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왜 그 관계가 중요한지, 그리고 현재 나에게 적절한 거리와 방식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Q3.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나요?
함께하는 방식이 반드시 직접 만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가능한 범위에서 연락하거나, 전하고 싶은 말을 기록하거나, 그 관계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Q4. 여러 사람이 모두 중요해서 한 명을 고르기 어렵다면요?
최종적으로 한 사람만 선택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지금 가장 먼저 시간을 나누고 싶은 사람 한 명만 골라보세요.
다음에는 다른 사람을 다시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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